일상

당근마켓 3자사기 - 3편 민사소송 후기|피해자였는데 피고가 된 이유와 결과

P.T.G. 2026. 1. 2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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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전자소송으로 혼자 민사에 대응한 흔적

2편에 이어서 3자사기 3편을 이어서 써보겠습니다.

 

계좌 동결이 풀리고
우여곡절 끝에 이사까지 마쳤을 때,
이제 정말 모든 일이 정리됐다고 생각했다.

 

사기는 당했고,
필요한 조치도 했고,
생활도 조금씩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물론 마음 한켠에
불안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사건 초기에 경찰로부터
이런 경우에는 민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미리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때 들은 설명은 이랬다.


3자 사기의 경우,
민사까지 가더라도 대부분은 원고 패소로 끝나고,
소송을 할지 말지는
결국 사기 피해자 선택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설마 여기까지 올까’라는 생각이 더 컸다.


계좌가 풀린 이후에도
어떤 연락이나 통지가 없었고,
이 일도 이렇게 지나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예상은 틀렸다.


소장을 받고 나서야 확인하게 된 사건

어느 날,
우편으로 두꺼운 서류 봉투 하나를 받았다.


문서가 꽤 많았고,
첫 장을 펼쳐보는 순간
그게 소장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제야 전자소송 시스템에 접속해
사건 내용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

 

사건명은 편취금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상황이 이해되지 않았던 건 아니다.


사건 초기에
민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이미 들었고,
사기꾼은 따로 있다는 점에서
나 역시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소장을 받아들었을 때
완전히 뜻밖이라는 느낌보다는
“올 게 왔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소장 내용과 사건 진행 내역을
차분하게 하나씩 확인하면서,
이 민사소송이
사기꾼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니라
당시 금액을 송금했던 피해자가
나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라는 사실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

 

사기를 당한 입장에서 느꼈을 억울함은 이해가 갔다.


하지만 이미 은행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져
계좌 상태도 정상화된 상황이었고,
내가 보기에는
사기꾼을 상대로 반환을 요구하거나
사기꾼에게 책임을 묻는 절차가 맞다고 생각했다.

 

경찰에서도
비슷한 설명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당근마켓에서 거래했고
결과적으로 돈을 받았다는 이유로
나를 상대로 민사소송이 제기됐다는 사실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무엇보다도
이제 막 일상이 정리되려던 시점에
다시 법원과 소송이라는 문제 앞에 서야 한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

 

결국 민사에서도
내가 직접 나서서 해명하고,
자료를 정리하고,
시간과 신경을 다시 쏟아야 했다.


생각보다 길었던 시간

민사는 한 번에 끝나지 않았다.

 

준비 기간이 생각보다 길었다.
서면 보정을 여러 번 반복한 건 아니었다.


반론 서류는 한 번에 제출했고,
이미 은행 이의제기 과정에서 냈던 자료들이라
새로 준비할 서류도 거의 없었다.

 

다만 CCTV 자료와 관련해
원본 제출이 필요하다는 보정 명령을 받으면서
USB를 새로 구매해
파일을 담아 법원으로 보내야 했다.

 

절차 자체보다도
그 과정에서 들어간
USB 비용과 택배비가
괜히 더 아깝게 느껴졌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변론 기일이 잡혔다.

 

솔직히 조금 떨렸다.살면서 처음으로
법원에 가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변론에서 판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 부분은 인정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상대방이 범죄에 가담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으면
청구를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12월 16일에 판결을 선고하겠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크게 놀라거나 감정이 흔들리지는 않았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원고가 입은 피해가
안타깝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나 역시
이 사건의 또 다른 피해자였고,
그 일로 이미 상당한 고통을 겪은 상태였다.


판결 이후

결과를 확인했을 때
크게 기쁘다거나
감정이 요동치지는 않았다.

 

다만 이 일에
일말의 변수라도 남아 있지 않다는 점에서
안도감이 들었다.

 

그리고 이 사건은
여기서 완전히 종료되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 기록을 남기며

사기 자체도 힘들었지만,
그 이후의 시간이 훨씬 더 길고 버거웠다.

 

은행, 경찰, 법원까지.
누군가는 시스템 안에서 절차를 밟고 있었고,
나는 그 사이에서
하나하나 직접 대응해야 했다.

 

특히 민사는
조용히 진행되지만,
그만큼 오래 사람을 지치게 했다.

 

이 글은
누군가에게 정답을 알려주기 위한 글은 아니다.


다만
3자 사기는 사기로 끝나지 않을 수 있고,
그 뒤에 민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 과정이 생각보다 길 수 있다는 걸
겪은 사람의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이 기록이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분들께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정보를 정리하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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